토르 - 라그나로크

유치하고 뻔한데 재미있게 봤음. 남자아이들의 좌충우돌 모험담같은 느낌이었는데, 그 유치함이 적당히 즐길만한 느낌?

멍청한듯 착하고 건강한 마초 자체가 취향범위 안인데, 거기에 끼얹어진 다른 캐릭터들과의 캐미도 가볍게 잘 읽히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표현되서 대체로 다 즐겁게 본듯.

토르 시리즈 3편중 본게 이거 하나라 캐릭터가 가진 맥락같은건 잘 모르겠고.... 오락물로 가볍게 즐길만한 영화였다는 인상.

이하 스포

- 초반의 안내자역으로 닥터 스트레인지가 등장하는데, 장소를 빠르게 이동하면서 매 순간 토르를 가볍게 괴롭히는 듯한 씬으로 웃음을 줌. 다른 영화였다면 지루하게 지나갔을 법한 장면인데, 이 부분에 다른영화의 중요 캐릭터가 등장해줘서 별 내용 없으면서도 재미를 준다. 이 장면을 시작할때, 마법으로 로키가 사라지는 사건을 던져줘서 관심을 끈 다음, 다음에 닥터 스트레인지가 등장, 그리고 대화의 말미에 사라졌던 로키가 다시 나타나 불평을 한다. 그리고 재빨리 요령것 무마시켜 버리는 닥터스트레인지.... 흐름 자체가 굉장히 유머러스하고 리드미컬한 느낌. 

- 꾸준히 나오는 장면인데, 첫 시퀀스에서 토르, 발퀴리의 첫 등장씬, 그 외 토르의 탈출씬에서 진지한 모습으로 멋진 대사를 읊다가 삑사리가 남. 뭔가 큰 임팩트를 보여줘야 할 타이밍에 허탕을 치는 식. 배너가 다리에서 헐크로 변신하는 장면도 있었고... 이게 영화를 전체적으로 너무 무거워지지 않게 유지해주는 느낌이었다. 

-어벤저스에서 블위 활용이 너무 싫었기 때문에 블위 나오는 장면이 슬프게도 짜증났다. 제인과 헤어졌단 설정도 필요해서 넣었다는 인상은 있는데, 연인 설정 너무 가볍게 버리는 장르 분위기 짜증났다..

발퀴리 캐릭터는 나쁘진 않았는데, 이 캐릭터가 등장부터 고꾸라진다던가 술병을 원샷한다던가 하는 장면들이 여캐를 어딘가 껴맞추려는 갑갑한 느낌을 덜어주어서... 비중은 뭐 이 장르에서 늘 그렇듯... 헬라에 대항해 전투하는 장면은 편집된거 같았다. 

- 격투장 장면 잘못하면 정말 유치하고 흉물스러운 장면이 됬을법 한데..... 대결이 어벤저스 대원들 중에 누가 더 쎈가<-하는 원초적인 질문에 닿아있는 바람에 자기도 모르게 신나게 봐버림. 토르가 친구라고 언급했는데 상황이 전혀 그렇게 전개되지 않고 진지하게 치고박다가 그게 토르의 천둥신으로써의 각성에 단초가 되는 것, 그리고 이후에 자기들 언급대로 어느샌가 토르와 헐크가 친구같이 지내는게 좋았음. 친구라고 단순하게 주장하는게 먹혀들어가는 느낌이 되어서 토르의 아이덴티티의 어딘가에 속해있지 않나 했다. 

- 최종 전투가 이루어졌던 다리장면은... 다리라는 것 자체가 막다른 느낌이라 거기에서 궁지에 몰린 사람들의 위치가 와닿긴 한데 묘하게 덜 극적인 느낌... 의도적으로 마지막 드라마의 장소로 세팅한 느낌인데 살짝 아쉬움.